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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제주특별자치도- 항공사 머리 맞대
“제주기점 항공대란 조속히 해결하라”


“서울에 급한 볼일이 있는 데 비행기 표 하나만 제발 구해주십시오” “제주로 여행가고 싶은 데 항공권 어디 없나요” 제주에는 요즘 다른 지역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항공권 구입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주말은 고사하고 주중에도 항공권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 사람들마다 항공권을 구해 달라는 아우성이 넘쳐나고 있다.

때로는 지인을 총동원하기도 하고, 때로는 관련 기관을 찾기도 한다. 전화통을 붙잡고 애걸복걸하기도 한다. 그래도 뾰쪽한 수가 거의 없어 포기하기 일쑤다.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제주기점 항공난이 제주관광을 뒤흔들고 있다. 제주여행을 하겠다는 손님마저 항공난이 가로막고 있다. 제주경제를 좀 더 키울 수 있는 기회를 항공난이 훼방 놓고 있다. 꼬리가 몸통을 갖고 노는 형국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제주를 연결하는 교통수단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제주 기점 교통수단 가운데 항공노선을 이용하는 비중이 90% 이상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제주는 항공편이 절대적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국제선 항공자유화가 확대되면서 제주 국내 항공노선 상황이 급변하기에 이르렀다. 대한항공 등 양 항공사가 그동안 제주노선에 투입했던 대형 항공기를 수익성이 높은 국제노선에 대거 투입하면서부터이다. 대신 제주노선에는 소형 기종으로 대체됐고 그만큼 좌석수가 줄어들었다. 실제 최근 4년 동안 제주노선 좌석수가 180만석 정도 줄어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제주 입도 관광객 등 제주기점 항공편 이용객 수는 더욱 늘어나 ‘항공대란’은 예견된 인재였다.

그런데도 정부 당국(건설교통부)은 비행기가 날아다니는 하늘만 쳐다보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다. 양 항공사가 보다 더 많은 이윤추구를 위해 쫓아다니고 있는 사이 정부당국은 손을 놓고 있었다. 사전 수요예측을 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했다.

언제까지 제주 나들이를 위해 항공권 구하기에 목을 매야 하는가. 오고 싶은 사람, 가고 싶은 사람이 자유롭게 드나들지 못하는 제주가 된다면 무슨 관광발전이 있겠는가. 아무리 국제자유도시 건설을 위해 발버둥 친들 관광의 기반시설인 항공교통 수단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면 헛수고에 불과한 일이 아닌가.

따라서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오랫동안 이어져온 제주기점 항공 대란이 아직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데 심각한 우려를 감출 수 없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더 이상 방치돼서는 안 될 중요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번 기회에 근본적인 부분부터 확실하게 해결해 줄 것을 정부 등 관계당국에 강력하게 촉구한다.


1. 정부는 제2공항 건설을 하루 빨리 추진해야 한다.

제주가 국제자유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항공노선의 자유화와 제2공항 건설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 아무리 국제자유도시를 위한 개발이 거창하게 이뤄진다고 해도 항공교통편이 원활하지 않는다면 헛수고에 그치고 말 것이다. 정부는 현재 제주공항 확장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 같은 땜질식 처방으로는 궁극적인 문제 해결이 될 수 없으며 제2공항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지금 당장 용역 등 계획을 위한 검토에 들어간다 해도 신공항 완공까지는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따라서 제2공항 건설은 제주의 미래를 가늠하는 중요한 기반시설임을 정부당국은 깊이 인식하고 하루 빨리 제2공항 건설을 최우선 사업으로 추진해 줄 것을 바란다. 그리고 제주공항을 국제자유공항으로 육성시켜 제주관광을 한 단계 도약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제주관광의 발전은 내부에서만 몸부림치는 ‘반쪽 발전’으로 전락할 것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 발전은 제주항공 노선의 확장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2. 정부는 제주기점 항공노선을 공공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제주는 항공교통편이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서부터 제주도민들의 뭍 나들이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항공편을 이용하고 있다. 이런 현실적인 여건에서 제주기점 항공노선의 특수성이 고려돼야 한다. 즉 일정 부분 정부의 보조금 지원정책이 병행돼야 한다. 현재 대안으로 면세유 적용, 공항 이용료 감면 등이 제시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특수한 경우에 한해 보상제가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이의 사례 등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3. 항공사는 이윤추구에만 집착하지 말고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

기업은 이윤추구 못지않게 사회적 책임도 있다. 수익이 많이 발생하는 국제노선에 대형항공기를 집중 배치하고 제주노선은 이윤이 적다는 이유로 소형 기종으로 대체, 항공대란에 일조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한 툭하면 특별기를 투입해 땜질식으로 처방하는 관행도 고쳐야 할 사항이다.

실제 항공사가 자신들의 이윤 추구에 매진하고 있는 사이 제주 관광은 악화되고 있다. 최근 제주기점 항공대란으로 목적지를 변경해 다른 지역으로 발길을 돌리거나 관광을 포기하는 관광객 수가 연간 20만 명에서 4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사실만 보더라도 그 심각성을 반증하고 있다. 따라서 양 항공사는 고착화된 항공대란을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이윤추구를 해야 한다.

끝으로 제주경실련은 제주 항공대란 문제는 더 이상 미루거나 방치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 어느 한쪽만의 노력이나 희생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 역시 아니다. 정부-제주특별자치도-항공사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가야 할 과제이다. 최근 관련 기관이나 일각에서 항공대란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서고 있다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아무쪼록 이번 기회에 이런 노력들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2007년 5월 31일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고석만 · 김현철

Posted by 제주의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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