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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금 20억 등 반드시 받아내야”
탑동매립 개발이익 환수 1심 조정 여부 ‘주목’


엄청난 특혜로 조성된 탑동매립지에 대한 개발이익환수 문제와 관련된 법정싸움이 조정을 통해 해결점을 찾으려는 시도가 전개되면서 대전환점을 맞고 있다. 16년간 끌어온 탑동매립 이익환원 문제가 1심 법정공방 2년6개월만에 조정으로 해결될 것인가, 아니면 또다시 법정싸움으로 이어질 것인가 하는 중대한 귀로에 놓여 있다.

범양건영(주)은 당초 탑동개발이익 환원차원에서 장학금 20억원 기부와 병문천 복개공사를 하겠다고 도민들과 약속했다. 그리고 범양건영(주)은 그동안 제주시로부터 도시설계변경 등을 통해 탑동매립가격 인상 혜택을 누려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양건영(주)은 16년이 지난 현재까지 갖가지 핑계를 대면서 장학금 20억원과 병문천 미복개구간에 대한 공사비 33억원 등 모두 53억원을 내놓지 않으려 하고 있다.

그리고 범양건영(주)는 지난 2004년 11월 탑동매립 개발이익 환원을 위해 탑동매립지 일부에 설정된 근저당을 풀어달라며 제주시를 상대로 근저당말소 청구소송을 제주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이에 제주시도 2개월 후인 2005년 1월 탑동개발이익 환원으로 약속한 장학금 20억원과 병문천 미복개구간 208m에 대한 복개 이행이 이뤄져야 근저당을 해제시켜 주겠다며 범양건영(주)를 상대로 손해배상금 청구 반소(본소송의 절차에 병합하여 새로운 소송을 제기하는 것)를 제기해 결국 이 민사사건은 쌍방 소송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증인신문 등 심리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범양건영(주)이 작년 6월 1차로 재판부에 조정을 신청했으나 상대방인 제주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음에 따라 범양건영은 지난달 5일 또다시 조정을 신청했다. 범양건영(주)은 조정신청 이유에 대해 “개인 기업이 관공서와 장기간 소송을 진행하는 것은 기업측면에서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소송자체를 취소하고 약속을 이행해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고 있다.

어쨌든 이번 조정신청은 제주시의 결정 여부가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시는 조정을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판결로 갈 것인지 등에 대한 선택뿐만 아니라 조정을 받아들인다면 어떤 기준을 두고 어느 선까지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선택 등 어느 것 하나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닐 것이다.

물론 제주시의 결정이 어떤 식으로 귀결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이 사안에 대해 도민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탑동매립에 따른 이익환수 문제는 그동안 진실을 위해 싸워 온 제주의 상징적인 사례로써 도민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며, 범양건영(주)에 대해서는 기업인으로서의 도덕성과 사회적 책임 등을 묻는 문제이다.

1986년부터 시작된 탑동 공유수면매립사업은 불법성과 특혜의혹이 제기되면서 본격적인 도민 반대운동으로 전개됐다. 해녀들의 생존권 확보 요구는 물론 면허취소소송, 국회청원, 국정감사 등 정치적·법적 대응으로 전개됐고 급기야 범도민적 개발이익 환수운동으로 확대돼 20년이 지난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그 해결 종착역이 법의 조정 앞에 놓여 있다.

따라서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제주시가 예나 지금이나 이 사안에 대해 너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감출 수 없다. 범양건영(주)이 비도덕적인 행동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는 것은 조정 자체가 무의미한 것으로 법의 심판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촉구한다. 그리고 제주시가 만에 하나라도 패소했을 경우에는 그동안의 소극적인 대응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반면 범양건영(주)은 조정이라는 방법으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생각을 당장 집어치우고 당초 도민과 약속한 내용을 성실하게 이행해야 한다. 온갖 핑계를 대면서 지연시키다 이제 와서 장학금 시효만료 등을 운운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며 기업인으로의 기본 양심마저 저버린 후안무치한 행동이다. 만약 끝까지 기본적인 양심을 저버린다면 범양건영(주)이 운영하는 탑동매립지 놀이시설 등에 대한 이용 거부 운동을 적극적으로 벌여 나갈 것이다.

그리고 제주시는 범양건영과 겉으로는 못이기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누이 좋고 매부 좋고’ 형식으로 이 문제를 매듭지으려 한다면 이 또한 절대로 묵과할 수 없는 일로 강력하게 대처해 나갈 것임을 강조한다.



2007년 5월 10일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고석만 · 김현철

Posted by 제주의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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