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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 5년…도민 ‘역차별’ 심화
기본전략 전면 수정을 촉구한다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이 추진된 지 5년이 됐다. 최종 연도인 2011년을 기준으로 할 때 반환점을 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년의 사업성과는 너무 초라하기 그지없다.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부으며 제주 산야의 이 곳 저 곳을 파 헤지며 개발하고 있지만 오히려 양극화만 키워놓고 있다. 도민소득은 나아진 것 없고 특정 집단들의 배만 불리는 개발로 전락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에 대한 새로운 방향 설정을 위한 명확한 검증이나 평가를 하는 것도 아니라 얼렁뚱땅 넘어가고 있다. 지난 4월 27일 열린 ‘국제자유도시 진단과 향후 전략방안 모색 세미나’가 ‘5년 평가’의 전부이다. 164명의 전문가 설문조사에 대한 결과를 발표하고 8명의 토론자들의 토론으로 갈음하고 있다.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렇게 해서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사업추진을 하면서 부진하게 추진된 원인은 물론 이로 인해 나타나는 부작용은 무엇이며, 어떻게 보완돼야 할 것인가 등을 세밀하고 냉정하게 분석·평가하고, 새로운 방향설정을 만들어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종합적인 분석이나 평가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세미나’ 하나로 끝내 버리고 있다.
제주경제를 엄청나게 변화시키며 도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제주국제자유도시에 대한 진단이 이렇게 ‘어물쩍’하게 넘어가서 될 사안인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의 7대 선도프로젝트는 물론 교육, 의료, 첨단산업, 관광 등 ‘4+1’체제의 개방의 물결이 과연 도민들의 소득을 향상시켜주고 있는가. 아니면 특정 집단의 배만 불리는 ‘양극화’로 몰고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분명한 검증이 있어야 한다.

제주국제자유도시는 행정적 지원과 제도개선 등을 맡은 제주특별자치도 국제자유도시추진국과 사업시행 주체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하 JDC)가 양대 축을 이뤄 추진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에 따른 사업 단계별 목표는 2003년부터 2005년까지 3년간은 국제자유도시 기반을 조성하고,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간은 집중개발단계에 들어가며,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은 발전단계를 맞이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5년이 지난 현재 제주국제자유도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아직도 기반조성 조차 지지부진한 단계에서 도민들에 대한 역차별만 가속화되고 있다. 도당국은 자신들의 입장에서 제도개선, 권한 이양에 목 매 있을 뿐 도민의 입장에서 전체적이고 종합적으로 이끌어가려는 행정역량 결집이 턱없이 부족하다.

실제 국제자유도시추진국 공무원들은 이미 다 알려진 ‘토지비축제도 중간용역보고서’ 하나 공개하기를 두려워하는 등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이끌어갈 ‘큰 그릇 역량’이 제대로 갖춰졌는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런 역량으로 어찌 거대한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창출할 수 있을까.

국제자유도시 개발사업의 핵심 주체로서, 7대 선도프로젝트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JDC마저 부진한 사업실적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개발사업에 대한 이익이 창출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한 푼의 이익금도 지역에 환원하지 않고 있다. 공항면세점 등에서 벌이들이고 있는 년간 수 백 억원의 수익금은 개발에 따른 이익이 아니라며 지역 환원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면서 JDC 이사장은 성과급 포함 연봉 1억8천만원대, 상임감사는 1억2천만원대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런 체제에서 만들어 낸 제주국제자유도시가 제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인 것은 당연하다. 제주국제자유도시 진단 세미나 주제발표 전문가 설문조사 자료를 보면 제주지역총생산에 미친 영향에 대해 ‘보통’이하가 67.7%로 나타나 국제자유도시계획 추진이 지역총생산에 별효과를 주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역경제 활성화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인구증가에도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부정적인 응답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종합적인 국제자유도시 추진성과에 대한 평가 역시 ‘보통’이거나 ‘불만족’이 86.0%를 차지하고 있어 도민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국제자유도시가 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도민들을 잘 살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특정집단에게 막대한 이익 등을 안겨주는 개발이 되고 있다.

그러고도 모자라 더 개발될 곳을 찾는 데 골몰하면서 모든 초점을 개발에 맞춰지고 있다. 이날 사업주체의 한 토론자는 “이러다 제주는 개발한 땅이 얼마가지 않아 고갈될 것 같다”며 개발의욕을 감추지 않았다. 개발에 따른 도민 역차별의 문제, 개발이익 환수 또는 분배 문제 등은 제대로 거론조차 하지 않은 채 제주는 바야흐로 편향적 ‘개발론자’들이 벌이는 각축장이 되고 있다.

따라서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아무리 훌륭한 개발사업이라고 하더라도 도민소득을 향상시키지 못하는 사업이라면 그 것은 하지 않음만 못하다. 특정 집단의 이익만을 가져오는 사업으로 결국은 심각한 양극화의 부작용만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자유도시 개발 역시 근본 목적은 도민들을 잘 살게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도민들 위한 것보다는 외부에 개발 초점이 맞춰지면서 엄청나게 왜곡돼 가고 있다. 도민들에 대한 역차별이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국제자유도시 개발은 반드시 도민들에게 실질적으로 이득이 돌아갈 수 있는 방향으로 기본전략이 전면 수정돼야 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뿐만 아니라 사업 추진자들의 기본적인 사고도 ‘도민이익을 위한 개발’로 전환되기를 강조한다. 아울러 국제자유도시 추진 5년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평가 역시 이뤄져야 할 것이다.


2007년 4월 30일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고석만 · 김현철


Posted by 제주의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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