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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제주 농촌 빚’ 위험수위
전수조사 등 지역적 대응책 마련을


제주지역 농촌 빚 문제가 심각한 위험수위에 놓여 있다. 최근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불어나는 빚더미가 제주경제를 뒤흔들 농촌발 제주 IMF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1997년 말 모두가 방관하는 사이 한국의 IMF 금융위기를 맞은 것처럼 제주 농촌 빚 역시 안일하게 대처한다면 제주경제는 예상할 수 없는 어려움으로 이어질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제주지역 농촌의 빚의 증가율을 보면 최근 8년새 무려 3.5배 이상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빚더미 악순환은 농촌만으로 국한된 사항이 아니다. 제주도 전역에 걸쳐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해 소리없는 아우성을 부르짖는 도민들이 넘쳐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일부 기관 및 전문가 등이 조사한 제주도내 농가 부채 실태를 보면 2005년말 현재 제주도의 총 농가부채는 1조6449억원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는 지역총생산의 7조495억원의 23.3%로, 여타지역에 비해 크게 높아 지역경제 활성화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농가 호당 부채는 4777만원으로, 전국 평균 2721만원의 1.76배나 많다. 뿐만 아니라 1997년까지의 가구당 빚이 1300만원선인 것에 비해 8년 만에 3.5배 이상 불어난 것으로, 농촌 빚의 가파른 증가속도에 휩싸여 있다.

초기에 잡을 기회를 놓치고 ‘부채 도미노’상황에 빠질 경우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부채의 특성을 볼 때 이 같은 농촌 빚의 증가 속도는 ‘부채의 늪’에 빠졌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전체 농가중 빚이 있는 농가(81.2%)의 평균 부채는 5175만원으로, 5천만원 이상 고액 부채 농가도 30%에 이르고 있으며, 부채 규모가 자산의 40% 수준을 웃도는 부실농가 역시 30.7%에 이르고 있는가 하면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파산상태 농가도 12.5%로 조사됐다는 발표이다.

뿐만 아니라 상당수 농가들은 부채상환을 위해 연간 평균 1230만원의 돈을 다시 빌리는 것으로 조사돼 돌려막기 식의 악순환으로 연명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1985년 미국의 농가 금융위기 당시 부채비율 19%와 비교할 때 현저히 높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물론 정부나 지자체도 농가부채 경감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대부분 단편적이고 시간 연장수준의 대책에 그치면서 농가부채의 고질적인 병은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앞으로 대내외적인 여건 등을 감안할 때 제주 농촌이 호전될 것으로 보는 농민 역시 그리 많지 않다. 한·미 FTA 체결이 되면 감귤산업의 몰락 등 제주지역 1차산업 기반의 붕괴는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농촌발 금융위기 위험 우려는 곧 제주의 모든 산업으로 확산될 것이며 결국 제주경제의 총체적인 위기로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한 빚 증가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인식하고 지금까지 단편적이고 근시안적인 임시 대책에서 벗어나 장기적이고 실제적인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이를 위해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제주경실련)은 다음과 같은 사항을 촉구한다.

1. 당국은 농촌 부채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위해 전수조사 등을 실시하라.

현재 급증하는 농촌 빚의 상황을 볼 때 단편적인 처방으로 대응할 단계는 이미 지났다. 곪아 있는 부위가 현재 어떻게 돼 있는가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 처방대책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해 왔던 주먹구구식 일괄적 지원 처방대책은 오히려 자립의지를 꺾이게 할 뿐만 아니라 불만을 낳을 소지도 다분히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부채 실태 조사가 먼저 이뤄져야 국가적인 새로운 대책은 물론 지역적으로도 부채해결을 위한 조례제정 등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2. 빚의 무서움을 인식할 수 있는 철저한 농민 금융교육을 실시하라.

정부나 지자체가 아무리 좋은 대책을 내놓아도 이를 받아들이는 당사자의 강인한 빚 해결 의지가 없으면 무용지불이 된다. 당사자는 가능한 한 방법을 총 동원해 늘어나는 빚을 스스로 억제시키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 이런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은 철저한 금융교육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농민들을 대상으로 금융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광범위한 금융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개인의 책임으로 얻은 빚인 경우 전적으로 개인의 책임으로 여겨져 온 것이 사실이지만 앞으로는 사회적인 문제로 접근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누구라도 한 번 빚의 굴레에 빠지게 되면 회복되기가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제주경실련은 따라서 제주 농촌의 빚은 제주경제 성장과 직결될 뿐만 아니라 그 규모에 따라 사회적인 파장도 그만큼 크기 때문에 제주도 당국을 비롯한 모든 관계 기관은 제주 농촌의 빚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새로운 각도에서 이의 대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 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2006년 6월 21일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강경선·한림화

Posted by 제주의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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