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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도지사는 현실을 직시하라”


‘신의 내린 관운’ 대법원마저 … 다시 고법으로
제주사회 불확실성 증폭 … ‘후폭풍’ 갈등 우려

‘선거법 위반’ 대법원 판결에 따른 제주경실련 입장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법에서 당선 무효형인 벌금 600만원을 선고받은 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대법원에서 극적으로 기사회생했다. 참으로 보기 드문 판결이다. ‘꼬리가 몸통을 뒤집어 놓은 사건’이다. 대법원도 김태환 도지사의 ‘신이 내려 준 관운’ 앞에서는 손을 놓고 말았다. 결국 이번 판결은 도민사회의 불확실성을 더욱 증폭시켜 놓은 것으로 제주의 앞날에 우려를 감출 수 없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5일 오후 2시 대법정에서 김태환 도지사 등 피의자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혐의 사건 상고심 선고에서 전원일치 원심을 파기, 이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검찰이 압수수색과정에서 영장주의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게 인정 된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다시 말해 대법원의 주장은 이번 사건은 위법수집증거배제의 원칙이 쟁점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충분한 심리를 하지 않은 채 압수물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이를 유죄인정의 유력한 증거로 채택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법원은 증거물의 위법 여부에 대한 충분한 심리를 거친 후 유·무죄의 판결을 내릴 것을 고법에 주문한 것이다.

  이에 따라 김태환 도지사 및 관련 공무원들은 또다시 고법의 판결여부가 있을 때까지 현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파기환송심을 접수한 고법은 압수물의 위법성 여부를 비롯해 유·무죄의 증거 채택, 그리고 어느 정도로 인정할 것인가 여부 등에 대한 심리가 이뤄진 후 판결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서 이 사건은 아직도 미확정인 상태에 놓여 있다. 고법의 판결이 날 때까지 제주사회는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갈등만 증폭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론 상당수 도민들은 이번 대법원 판결이 사실상 무죄를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도민들은 김태환 도지사가 선거법을 위반한 사실이 2심에서까지 명백하게 인정된 것을 대법원이 파기 환송했다는 것은 대법원 스스로 법의 정의를 무너뜨린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되레 이번 대법원 판결이 제주사회를 갈등의 혼란으로 더욱 빠져들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그리고 이번 사건을 종합해 볼 때 김태환 도지사는 도덕성에 큰 오점을 남겼음을 부인할 수 없다. 김태환 도지사가 공무원들까지 동원하면서 불법선거를 했다는 사실이 ‘불법수집 증거내용’에서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공무원 줄서기 관행 역시 그렇다. 즉 김태환 도지사 스스로 공명선거, 깨끗한 선거문화는 제대로 지키지 않고 모로 가더라도 당선만 되면 된다는 식이 팽배해 있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대법원 판결 결과에 대해 상당수 도민들이 쉽게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 파기 환송으로 인한 당사자들과 관계자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겠지만, 많은 도민들은 이번 판결 결과에 선뜻 수긍을 하지 못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볼 때 불법선거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명백한 증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증거가 ‘위법한 증거수집’이라는 이유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이에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대법원도 손을 놓아 버린 ‘신이 내린 도지사의 관운’이 언제까지 거침없이 뻗어 나갈 것인가에 대해 예의주시해 나갈 것이다. 또한 막강한 권한을 움켜쥔 김태환 도정이 눈앞에 놓여 있는 해군기지 문제, 도정의 부실 운영 문제 등의 현안에 대해서도 매끄럽게 풀어갈 대안을 반드시 제시해야 할 것이다.

  자칫 이번 사건에서 보여준 김태환 도지사의 도덕성 시비가 도민사회의 엄청난 갈등의 ‘후폭풍’으로 몰아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1년 7개월 동안 지루한 법정 싸움으로 얻은 것은 김태환 도지사와 관련 공무원들의 직분 찾기 싸움이었을 뿐, 도민사회는 불확실성 증폭 등으로 인해 더욱 힘들게 만들어 놓았다.

  이와 함께 제주를 이끌어갈 종합적인 방향에 대해서도 분명한 제시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김태환도지사의 리더십 부재가 드러내면서 제주는 혼란과 갈등으로 점철된 역사를 맞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김태환 도지사는 또 한 번의 승리의 도취감에 빠져 자만해서는 안 된다. 이번 기회가 제주도민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삼고 가장 깨끗한 ‘청렴 제주’로 만드는 데 앞장서 줄 것을 당부한다.



2007년 11월 16일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고석만·김현철

Posted by 제주의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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