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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체결과정에서 보여준 도정의 역할 ‘실망’
“제주를 대표할 협상전문가를 양성하라”


지난 2일 한·미 FTA 체결에서 나타난 제주 농축산업의 미래는 충격을 넘어 ‘암흑’ 그 자체이다. 최악의 결과를 가져온 감귤분야를 비롯해 채소류 등 밭작물, 축산분야가 직격탄을 맞았다. 참담한 결과에 분노가 앞선다.

한·미 FTA 협상 때마다 다섯 차례에 걸쳐 미국, 서울 등지의 협상장을 쫓아다니며 일궈낸 결과가 이 것이었단 말인가. 제주감귤의 민감성을 설득했다고 하는 김태환 도지사를 비롯한 제주 대표단들이 누구를 만나 무엇을 전달했으며, 무슨 일을 했느냐는 것이다.

전략도 없고 차선의 치밀한 대책도 없이 무작정 협상장을 쫓아다닌 꼴이 되고 말았다는 데 창피함을 금치 못한다. 한마디로 명분을 찾기 위해 ‘감성적 대응’으로 일관하다 이 같은 치욕적인 결과를 낳은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실제 한국을 대표로 가장 최전선에서 협상을 벌였던 김현종 외교통상교섭본부장이 제주감귤에 대해 ‘무지’한 상태에서 협상을 벌였다는 것은 제주대표단의 그동안 역할이 어떠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 본부장은 노지감귤 출하시기가 언제부터 언제까지인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협상을 벌였다고 알려져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이 뿐만 아니다. 재정경제부 김석동 차관 역시 가장 기초적인 정보인 노지감귤과 하우스 감귤의 생산량 비율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한·미 FTA 타결에 따른 각 분야별 피해정도를 예측하고 있다.

이를 볼 때 제주대표단은 최전선의 협상 실무자를 만나 제주감귤의 실상을 비롯한 제주 농축산업의 기초 자료를 분명하게 전달하고 인지시키지 못했다는 것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협상 테이블에서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감귤 개방 폭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민첩하게 대응하는 전략 역시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고 한다. 즉 막바지 협상진행 과정에서 이뤄지는 긴박한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데 일조했다.

특히 지난 4일 개최된 ‘한·미 FTA 체결 농축산관련 공무원 설명회’에서 보여준 공무원들의 행태는 고작 1명만의 의견에 그친 ‘침묵의 설명회’자리로 만들어 놓기도 했다. 이런 대표단, 공무원들의 전략적 부재가 결국 ‘최악의 성과물’로 나타난 것으로, 이에 대한 분명한 책임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번 제주대표단의 협상 전략이 얼마나 즉흥적이었는지 알 수 있으며, 이를 확인하고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해 그동안 활동일지 및 자료, 정부 협상단의 협상내용에 대한 정보파악 일지 및 어떤 정보들이 감지되면서 대응해 왔는지 등을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

그리고 앞으로 이 같은 결과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제주도지사가 전면에 나서서 모든 것을 결정하려 하지 말고 제주를 대표로 하는 협상전문가를 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치밀한 전략을 세워 협상에 임하는 시스템을 갖출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


2007년 4월 9일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고석만 · 김현철

Posted by 제주의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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