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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상권 죽이는 대형마트 각성하라”
이대로 방치될 경우 ‘공멸’…‘상생의 길’ 찾아야



대형마트가 골목 상권을 초토화시키고 있음이 드러났다. 대형마트들의 도내 입점이 잇따르면서 최근 5년간 소규모 골목 소매점들이 500여 군데나 문을 닫는 등 골목 상권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국의 대책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최근 발표한 ‘제주지역 대형마트 현황분석 및 이용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제주지역 대형마트 점포수가 인구대비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마트 점포당 인구수 및 포화상태를 비교해 보면, 전국 9개 도지역의 대형마트당 평균 인구수는 15만7천명인데 비해, 제주는 13만5천명으로 나타나 제주지역 유통시장이 치열한 경쟁 속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이런 유통시장의 경쟁 구조는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골목상권의 피해로 직결되고 있다. 실제 2003년 이후 대형마트 매출액 비중은 13.6%p 증가한 반면 우리마트, 제주킹마트 등 중형마트의 매출액 비중은 11.1%p, 동네 골목 소형마트의 매출액 비중은 1.5%p 각각 줄어들었다.


특히 대형마트들이 중·소형마트 매출의 상당부분을 잠식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곳은 골목 소형마트이다. 이들은 자금력이 딸리면서 2000년 1,960여 군데에서 2005년 1,423군데로 무려 537군데나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으며, 중형마트인 종합 소매업 역시 이 기간 360여 곳의 문을 닫은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재래시장 상권 역시 행정당국의 꾸준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농수산물 등 일부 상품을 제외하고 가공식품, 가정용품 등 대부분 상품들이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대형마트는 거대 자본을 이용한 효율적인 물류구조, 유통 노하우, 대량 구매에 따른 원감절감 등의 이점을 십분 발휘, 마진율(2004년 기준)을 21.5%까지 끌어올리면서 상당한 영업이익(2006년 96억원 추정)을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공동대표 고석만·김현철)은 당국의 ‘무대책’ 등록 허용으로 최근 대형마트들의 입점이 크게 늘어나면서 대형마트들 간의 ‘고래싸움’으로 번지고 있으며, 이들 싸움에 영세한 골목상권의 생존기반이 ‘새우등 터지는 꼴’로 무너지고 있어 비참함마저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실제 중·소형마트들은 대형마트 점포수가 단기간에 급격히 늘어나는 유통시장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해 치명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데도 당국은 중·소형마트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지원대책은 마련되지 않은 채 ‘뒷짐’만 지고 있다.

이에 제주경실련은 대형마트와 중·소형마트간의 대화와 협력을 통해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행정 당국에 촉구한다.



첫째, 당국은 도내 중·소형마트에 대한 구체적인 실태 조사에 나서야 한다.
종합소매점 중에서도 가장 피해가 크게 나타나고 있는 영세 음식료품 종합소매점의 영업실태 등을 상세하게 조사해 이를 바탕으로 지원대책 등이 강구돼야 한다. 특히 재래시장 상품권을 골목 중·소형마트로 확대 시행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조례 제정도 마련돼야 한다.
둘째, 대형마트를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해 대형마트의 입점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행정당국은 대형마트 규제대책을 가시적으로 내놓아야 한다. 취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지역 상권을 보호해야 한다. 예를 들면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제한, 품목제한 등을 들 수 있다.

셋째, 대형마트는 지나친 이윤추구에만 매달리지 말고 지역사회 및 중·소형마트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기업의 가장 중요한 책임 중에 하나는 사회적인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막강한 자본력과 노하우를 이용해 약자의 생존권을 침탈한다면 사회적인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공정한 경쟁 속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아량도 베풀어야 할 것이다.

넷째, 중·소형마트는 스스로 구조조정을 통한 경영합리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유통시장 환경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최근 면세점 확대 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제주의 유통시장은 ‘춘추전국’시대가 될지 모른다. 대형마트와의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전문화 경영전략을 지속적으로 강구해 나가야 한다.





2007년 2월 23일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고석만 · 김현철


Posted by 제주의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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