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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는 주민대표기관의 책임을 다하라”
개인적인 사리사욕·감투싸움 이제는 접고
행정 감시·民의 대변자 역할 똑바로 해야

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도민들의 한껏 기대를 모았던 특별자치도의회가 4일 개원됐다. 도민들은 이번 특별자치도의회만은 무엇인가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협상력 부재 등 미숙한 운영이 곳곳에서 표출됐다. 초기 의장단 및 원구성 과정에서는 ‘대화와 타협’은 간곳없고 또다시 더러운 감투싸움으로 얼룩지기도 했다.

이런 사태가 앞으로도 계속 발생한다면 특별자치도의회의 막중한 도민대의기관 역할을 어떻게 감당해 나갈 것인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마치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감출 수 없다.

이번 특별자치도의회에 주어진 임무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함은 재차 강조하지 않아도 알고 있을 것이다. 실제 특별자치도 도의원은 4년간의 제주도 살림살이에 대한 결정은 물론 조례제정 범위 확대, 감사위원회 위원 일부 추천 및 감사위원장 동의 권한이 주어져 있다.

또한 도지사가 대규모 개발사업을 시행하거나 그 개발사업의 승인, 허가, 인가 등에 대해서 도의회는 도지사로부터 그 개발사업계획에 대해 사전에 보고받을 권한 등도 있다. 이 밖에 도의원들은 별정직 지방공무원으로 임명하는 부지사에 대해서도 임용 전에 인사청문을 실시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개원 이틀사이에 벌어진 특별자치도의회의 모습은 미래를 열어갈 막중한 책임에 대한 도의원들의 결연한 의지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온갖 사리사욕들이 판치는 회의장으로 변질시켜 놓아 도민들을 경악시켰다.
실제 다수의 논리를 이용한 원구성 독차지 의도, 논란이 된 상임위원장 자격 문제, 장(長)자리 감투 등을 둘러 싼 ‘나눠먹기식’ 관행, 아직도 버리지 못한 ‘영리 겸직’ 문제 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늦게라도 타협점을 찾았다는 점과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양보와 겸손의 미덕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도의회의 새로운 희망으로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도의회가 앞으로는 이런 구태의 모습을 벗어 던지고 특별자치도에 걸맞게 대화와 타협, 그리고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부끄럽지 않는 견제와 감시기능의 역할을 다해 주기를 바라며 다음과 같은 사항을 촉구한다.

첫째, 도의회는 도민들의 대의기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도의원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이 마치 개인적인 영욕이나 사리사욕을 위해 주어진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월급까지 주면서 도민들을 대신해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하라고 만들어진 제도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

둘째, 의장의 리더십이 제대로 발휘돼야 한다. 덩치가 커진 도의회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의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과거의 도의회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 대승적인 견지에서 소수 정당도 함께 끌어안아 갈수 있는 합리적인 상생의 지혜를 모으면서 도의회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

셋째, 도의원 ‘영리 겸직’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이는 의원윤리의 근본적인 문제이다. 유급제 시행의 의미를 똑바로 알고 기업체 등의 직을 겸하고 있는 자는 보다 투명한 운영을 위해 그 직과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는 상임위원회에 선입되는 것을 배제해야 한다.

넷째, 선거기간에 약속했던 공약에 대해서도 임기동안 성실하게 이행해야 한다. 이들 공약에 대해 지역구민들이 지켜보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하고 있다. 도의원들의 역량도 이에 걸맞게 한 단계 성숙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진정으로 도민을 생각하고 도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사사로운 욕심으로 도민들에게 누를 끼치고 있지는 않는지를 돌이켜 봐야 한다. 그리고 난 후 민의를 대변하고 행정을 감시하는 '대의 및 감사기구'에 걸맞는 떳떳하고 당당한, 그리고 부끄럽지 않은 ‘주민대표기관’으로 거듭나기를 다시 한번 강조한다.


2006년 7월 6일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강경선·한림화
Posted by 제주의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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