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52024  이전 다음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인사·경영 등 도민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제주관광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기대한다
제주관광공사 출범에 즈음하여 제주경실련 논평



  제주관광공사가 본격 출범했다. 지난 4년간 설립준비기간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탄생한 것이다. 제주의 침체된 관광시장을 글로벌 시장으로 끌어 올려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고 그 출발선에 올랐다. 이제 사장을 비롯한 조직 구성원들이 일궈내는 하나하나의 추진력들이 제주관광산업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제주관광공사 출범에 대한 도민들의 기대와 관심은 클 수밖에 없으며 환영할만한 일이다.

  제주관광공사는 제주관광산업을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세계에 알리고 이를 통해 제주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만들어진 글로벌 관광홍보마케팅 전문기구이다. 다양화되고 복잡해지는 관광산업에 적극적으로 대처, 제주관광산업의 일대 혁신을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광상품 개발, 연구조사, 교육 및 컨설팅 등의 일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이를 전담할 기구인 제주관광공사가 탄생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런 일들은 지속적인 자료 관리와 창의적인 아이디어 발굴이 뒷받침돼야 그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래서 전문성과 유연성, 독립성으로 결합된 전문 인력들로 구성돼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방공기업의 특성을 보면 인적·재정적 조직운영이 자치단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제주관광공사 역시 설립의 모든 절차적 과정들이 지방공기업법에 정해진 테두리 내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운영조례를 비롯해 정관 역시 법의 근거에 의해 만들어진 것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런 결과는 제주특별자치도로부터의 독립성을 상당 수준 보장받지 못하는 경영 및 인사조직의 구조가 되고 있다. 이는 자칫 많은 공기업에서 나타나고 있는 인사·재정적 부작용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경영적인 측면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사안이다. 제주관광공사 업무의 대부분은 제주관광산업의 인프라 구축을 위한 지출형 홍보마케팅 사업이다. 그렇게 될 때 이에 따른 막대한 지출이 소요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현재 이의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수익 사업은 내국인 면세점이 유일하며, 제주관광공사는 이의 수익창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물론 면세점 사업에서 많은 수익이 창출된다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만에 하나라도 수익이 저조하거나 손실이 발생할 경우, 이에 대한 비용은 어쩔 수 없이 세금으로 충당해야 할 것임은 자명하다. 그렇다고 업무 특성상 전적으로 수익창출에만 매달려서도 안 되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밖에 그동안 관광관련 여러 조직들이 맡아왔던 비슷한 일들을 어떻게 하면 중복을 피하면서 효율적으로 나눌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는 관광협회와의 업무 분장이 있을 수 있다. 차후에 발생할 수 있는 중복적인 업무 혼선 초래로 행정적, 재정적 낭비는 물론 갈등의 씨앗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는 제주특별자치도 관광관련 부서와의 업무분장 문제 등도 있을 수 있다.

  그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제주관광공사 설립추진팀은 보완대책을 내놓고 있다. 공모를 통해 사장을 뽑았으며, 비상임 이사들 역시 유관기관의 업무협조를 위해 다양하게 구성됐다. 감사도 외부 회계전문가 1명을 추가로 위촉하여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 채용에 있어서도 공채를 통해 전문성과 객관성을 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운영비 확충은 내국인 면세점을 통해 충분히 해결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이런 노력들은 그동안 많은 공기업이 보여줬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진전된 내용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고 이런 보완대책들이 인사·경영의 독립성이나 투명성, 자율성 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공기업 자체를 부정하고 주식회사 등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현 시점에 와서 그런 논리를 주장하는 것은 무리이다. 이미 공기업으로서의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 제주관광공사의 역할은 제주관광산업의 발전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느냐하는 것이 최대의 관심이며 과제인 것이다.

  만약 현재 보여주고 있는 이런 ‘처음의 노력’들이 시간이 흘러가면서 흐지부지되거나 각종 잡음으로 얼룩진다면 오늘의 노력들은 모두 무용지물이 되면서 도민들로부터 지탄받는 공기업으로 남게 될 것이다. 또는 공기업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행정의 하부조직으로, 제주관광산업을 통제수단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구성원들의 도덕적 해이, 인사 잡음 문제 등도 발생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그래서 제주관광공사만큼은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출범한 제주관광공사가 앞으로 해쳐나가야 할 일들은 너무나 많다. 다른 것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 오직 제주관광산업이 안고 있는 산적한 과제들을 하나하나 풀어헤치는데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모범적인 공기업으로 성공하기를 기대하며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역시 제주관광공사가 나아가는 일에 예의주시할 것이다.



2008년  7월  2일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고석만 · 김현철

Posted by 제주의상식
|